은혜를 갚기 위해 배지수와 결혼한 임지환은 가정주부의 평범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등장한 이혼서류가 그의 모든 환상을 깨뜨리고 만다.사인을 한 뒤, 그는 오래된 비밀 상자를 열게 되는데…왕의 귀환, 천하를 다스리다!
View More“웃기고 앉아 있네... 어디서 이런 발 연기를 하고 있어? 외부인인 나도 진 어르신이 아직도 혼수상태로 누워있는 사실을 알아. 이 도시에 과연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사람이 뭐 몽유병에 걸려서 너한테 전화했어?”이성강은 껄껄 웃으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임지환이 우스웠다.처음에는 임지환의 등장에 깜짝 놀랐지만 지금의 임지환으로서는 이 판세를 뒤엎을 능력이 없다고 확신했다.한재석과 노유미 이외에도 진씨 가문의 도련님도 비밀리에 이성강과 협력하고 있었다.배후가 이 정도로 든든하지 않았다면 이성강은 불효라는 대죄를 껴안은 채 이 사람들과 협력하여 권력을 탈취하지 않았을 것이다.내외조화를 이룬 지금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네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려 하는지 모를 줄 알아? 기껏해야 내가 너한테 가게 유인해서 날 인질로 삼으려는 거겠지.”노유미는 팔을 껴안고 임지환의 잔머리를 꿰뚫어 봤다는 듯이 득의만만해하며 말을 이었다.“넌 날 아주 바보 취급하는구나. 진운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해도 널 죽이는 건 손가락만 까딱할 정도로 쉬운 일이야.”임지환이 말을 마치고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쾅!”거대한 소리와 함께 홀 안의 대리석 바닥에 깊은 발자국이 생겼다.노유미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임지환은 어느새 기척도 내지 않고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임지환, 너 뭐 하려고 해?”노유미는 얼굴이 창백해졌고 기겁한 표정으로 눈앞의 남자를 응시했다.“긴장 풀어. 지금은 널 죽이고 싶지 않아. 군말 말고 얼른 전화나 받아.” 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차분하게 말했다.“그깟 전화 받으면 될 거 아니야? 네가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나도 확인해 봐야겠어.”노유미는 임지환에게서 전화를 받아 수신 버튼을 눌렀다.“임 선생님, 이번에 선생님이 소태진 명의를 불러주셔서 소인이 운이 좋게도 목숨을 건졌네요. 이제 제가 완치되고 퇴원하면 직접 강한시에 찾아가 감사의 뜻을 전할 겁니다.”전화기 속에서 지씨 가문의 어르신 진무한의 상쾌
“네가 감히 그럴 수 있어? 너희들은 진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거야?”이런 긴급한 상황에서도 이장호는 여전히 침착한 자태로 차분하게 말했다.“아버지, 형은 아직 세무서에 있어서 자유롭지도 않고 딴 데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이성강은 피식 웃으며 비꼬았다.“설마 이미 시체가 된 임지환을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임지환이 죽은 게 사실인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알아?” 이장호는 이성강의 도발에 분노하지 않고 오히려 정신을 차리고 흥분한 모습으로 반박했다.“이봐, 영감탱이, 무술 대가도 결국엔 사람이야. 피와 살로 뒤덮인 사람이라면 제아무리 날고뛰는 재간이 있다 해도 이렇게 높은 다리에서 떨어지면 즉사할 거야. 심지어 임지환은 차 안에 앉아 있었지. 영감탱이는 임지환을 신이라고 생각하는 거야?”임지환의 제약이 없어지자 하얀 눈썹의 살인귀 전무쌍이 거만한 본모습을 서서히 드러냈다.노유미는 손을 흔들며 차가운 표정으로 명령했다. “얼른 숨통을 끊어. 황천길로 보내 드려야지.”“그때 임지환을 시켜 널 죽여버려야 했어!” 이청월이 분노하며 고함쳤다.노유미의 입가에 조롱이 가득 섞인 냉소가 번졌다. “네가 날 그토록 죽이고 싶다면 내가 널 먼저 죽여주마.”말을 마치고 노유미는 입을 삐쭉거리며 신호를 보냈다.노유미의 지시가 떨어지자 전무쌍은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이청월 쪽으로 걸어갔다.이청월은 도망가려고 했지만 전무쌍의 강력한 기력에 갇혀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그저 전무쌍이 가까이 다가와 잔인하게 자기를 죽이기를 뜬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청월에게 손을 대기만 하면 내가 생지옥이 어떤 모습인지 네놈에게 똑똑이 보여주마.”이청월이 절망속에서 눈을 감아버린 순간, 문밖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지환? 네가 그렇게 쉽게 죽지 않을 줄 알았어!”이청월은 눈을 떴고 몸을 돌려 기쁨에 가득 찬 얼굴로 환호했다.대문 밖에서 훤칠한 체형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왔다.임지환이 갑자기 나타나자 모
부르지도 않았는데 제멋대로 찾아온 세 명을 보며 이청월의 마음은 순간적으로 벼랑 끝까지 추락하는 것처럼 극도로 답답했다.“재석 씨, 임지환에게 무슨 짓을 했나요?” 이청월은 굳은 표정으로 한재석에게 물었다.“창월 씨, 밥은 함부로 먹을 수 있어도 말은 함부로 내뱉으면 안 되죠. 우리는 모두 법을 준수하는 모범 시민이잖아요.”한재석은 여전히 우아한 재벌 집 도련님 모습으로 대답했다.“흥, 난 법을 준수하는 모범 시민이 무단으로 사적 주택에 무단 침입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이장호가 콧방귀를 끼며 차갑게 말했고 눈 속에는 서늘한 기운이 가득했다.“우리가 사적 주택에 무단 침입했다고요? 누가 그러던가요?”노유미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우리는 오늘 이성강씨의 초대를 받아서 정정당당하게 이씨 가문을 방문한 거거든요.”“뭐라고?”태연자약한 자태로 불청객들을 바라보던 이장호의 표정이 확 변했다.이장호는 머리를 돌려 이성강을 쳐다보며 추궁했다. “둘째야, 이게 무슨 말인지 얼른 설명해.”“아버지, 지금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머리를 숙여 도움을 청해야 할 땐 순순히 머리를 숙여야 해요. 우리 YS 그룹은 지금 내부와 외부적으로 다 문제가 터지긴 했지만 아버지가 내게 자리만 내준다면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예요.”이성강은 고개를 번쩍 들고 당당하게 서서 득의만만한 미소를 지었다.“형님은 지금 자기 자신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지금 우리 가문을 구할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이에요.”“외부의 도둑은 막기 쉬워도 내부의 도둑은 막기 어렵다더니 네가 네 형님과 궁합이 맞지 않는 건 나도 안다만 외부인과 손잡고 네 형님을 공격할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이놈아!”이장호는 치밀어오르는 분노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이 갑작스러운 배반은 하마터면 노인네의 협심증을 일으킬 뻔했다.“아버님,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죠. 옛말에 시대의 흐름을 잘 알아보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성강 씨는 이씨 가문을 위해 모든 걸 헌신한 사람입
보이지 않는 큰 손이 배후에서 이 모든 상황을 조용히 조종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청용산, 이씨 저택.이성봉을 제외한 모든 이씨 가문 사람들이 저택에 모여 있었고 분위기는 매우 억압적이었다.“할아버지, 아버지가 조사를 받는다는 명의로 세무서에서 데려갔고 회사는 주식 시장에서 큰 타격을 받고 있어요.”“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이청월은 이장호를 바라보며 초조한 표정으로 물었다.“홍 시장 쪽은 아무 말도 없어?” 이장호가 차분한 목소리로 되물었다.“형부 쪽은 전화가 연결되지 않아요. 아니면 지금 형부 집에 가볼까요?” 이성강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럴 필요는 없어. 지금 이 시점에 홍 시장도 은신처를 찾느라 정신이 없을 거야.”이장호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이씨 가문은 평소에 홍진과 유착 관계를 형성했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강한시 시장인 홍진은 자연스럽게 간섭하지 않고 조용히 사태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지금은 청룡타운 프로젝트를 쟁취해야 할 중요한 순간이에요. 내일은 토지 경매일인데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프로젝트의 주도권을 잃을 거예요.” 이청월의 말투가 더욱 초조해졌다.“청월아, 이 판국에 아직도 그놈의 프로젝트를 신경 쓰고 싶어?” 이성강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현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은 가장 중요한 걸 위해 모든 걸 포기하는 거야. 내 기억으론 형님이 예전에 경성 그룹에 2000억을 이체했던 것 같은데 이 자금을 꺼내서 주식 시장에 투자하면 혹시나 지금 상황을 역전할 수도 있어요.”“안 돼요. 그 2000억은 움직일 수 없어요!”이청월은 단호하게 머리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이 자금은 임지환의 계좌에 있어요. 우리 아버지가 돌아온다 해도 임지환 본인만 사용할 수 있는 그 계좌를 마음대로 사용할 권한이 없어요.”“뭐라고? 너희들 미쳤어? 이건 2000억이야! 너희들이 그 임지환에게 이렇게 큰 자금을 고분고분 줬단 말이야?”이성강이 갑자기 테이블을 “탁” 치고 일어서서 이청월을 노
현재 진씨 집안은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 미래가 불투명했다.만약 진씨 집안에서 큰 도련님이 두목으로 올라간다면 미래의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이미 이씨 가문이 임지환이라는 거대한 군함에 완전히 기대게 된 이상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은 누구에게나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다.“진씨 집안 쪽에 대해서는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 볼게요.”임지환은 잠시 생각한 후에 입을 열었다. “지금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은 가능한 모든 자금을 동원하여 한씨 가문과 끝까지 경쟁하는 겁니다.”“자금 쪽의 문제는 시름 놓고 내게 맡겨두세요.”이성봉은 약간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한씨 가문과 자산으로 싸우려면 우리 이씨 가문으로는 턱도 없을 겁니다.”지금 이 시점에서 억지로 허세를 부리다가는 나중에 모든 손해는 결국 자기가 보게 될 것이다.그래서 이성봉은 미리 우려하는 부분을 꺼내 상의하려 했다.“걱정 마세요. 내게 계획이 다 있으니까.” 임지환은 차분하게 이성봉을 달랬다.별장에 돌아온 후 임지환은 상자에서 그 오래된 휴대폰을 꺼냈다.그러고는 다시 주작의 번호를 눌렀다.“용주님, 무슨 일이든 말씀만 하세요.” 주작은 공손한 태도로 전화를 받았다.“네가 예전에 국내에서 내게 개설해 준 계좌에 사용 가능한 자금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 임지환이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구체적인 숫자는 모르겠지만, 10조 이상은 확실히 있습니다.” 주작이 상상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숫자를 말했다.“너 그 자금을 그럴싸한 이유로 3일 이내에 강한시 이씨 가문의 계좌로 이체해.” “용주님의 지시는 반드시 깔끔하게 처리하겠습니다.”주작은 잠시 뜸 들이다가 말을 꺼냈다.“소인이 이번에는 용주님을 만날 수 있을까요?”“너 이 자식, 성격은 여전히 변함없이 고집불통이구나. 이런 사소한 일은 네가 직접 오지 않아도 돼. 내가 돌아가기를 기다려.”임지환은 웃으며 말을 마쳤다.“알겠습니다!”주작은 실망이 가득 찬 말투로 대답했다.임지환은 전화를 끊고
“이게 어디 부탁하는 사람의 태도인가요?”“안 가도 돼요. 근데 큰 어르신이 죽으면 진운도 같이 매장당하게 된다는 사실은 알아둬요.”노유미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금 협박하는 겁니까?”임지환은 불쾌하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우리 임 사부님 농담도 지나치네요. 저같이 나약한 여자가 무슨 수로 협박을 하겠어요?”“그저 알려드렸을 뿐이에요.”노유미는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속내는 전혀 알 수 없었다.그녀의 이런 태도는 한가지 동물을 연상케 했는데 그건 바로- 꽃뱀.한 마디로 매혹적이지만 위험하기까지 한 사람이다.“내가 당신을 못 죽일 것 같나요?”임지환의 눈빛이 순간 차가워지더니 현장을 단번에 살얼음판으로 만들었다.“사모님, 조심하세요!”노유미가 눈치채기도 전에 전무쌍은 위험을 감지하고 그녀를 자신의 뒤로 감췄다.“꺼져!”임지환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주먹 한 방으로 단번에 그를 제쳤다.“쾅!”그래도 전무쌍이 나름 호위무사인데 방어할 기회조차 없이 단번에 임지환의 주먹을 맞고 날아갔다.“역시 예전에 봐줬던 거군.”심하게 나뒹굴어진 전무쌍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죽고 싶으면 지금 말해!”임지환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단번에 노유미의 목덜미를 잡고 말했다.그가 살짝만 힘을 줘도 여자의 목은 부러질 것이다.“저를 죽이면 진씨 가문의 어르신과 손자는 다 죽게 될 겁니다.”“못 믿겠으면 어디 한 번 죽여봐요!”생사의 갈림길에서 노유미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웃고 있었다.순간 임지환의 미간이 찌푸려지더니 서서히 손에 힘을 풀었다.“쿨럭... 당신도 두려운 게 있었군요.”이 긴급한 상황에서도 노유미는 느긋하게 목을 어루만지며 몇 번 기침했지만 표정은 밝아 보였다. “당신을 죽이지 않은 건 더 이상 당신에게 이용당하기 싫기 때문입니다.”“잠시 살려는 드릴게요. 제가 나중에 진씨 가문의 일을 다 처리하면 그때 다시 죽여도 늦지 않았으니까.”임지환은 차갑게 말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방금까지 확실히 얕잡아봤다고 인정할게요.”“근데... 아무리 당신이 그 대가라고 해도 모든 면에서 완벽한 건 아니잖아요.”“적어도 비즈니스 방면에서는 제가 훨씬 우월하니까요.”한씨 가문의 가주로서 이렇게 쉽게 패배를 인정할 수 없어 오히려 마음속의 투지를 불태웠다.비즈니스 분야에서 한재석은 확실히 막강한 자원과 뛰어난 수법을 갖추고 있었다.이것은 그가 줄곧 자부심을 가졌던 점이기도 했다.“그럼 지켜보겠습니다.”임지환은 그저 싱긋 웃기만 하고 그의 말을 마음에 두지도 않았다.순간 뻘쭘해진 한재석은 얼굴이 뜨거워진 나머지 따끔거리기 시작했다.어쩌면 임지환의 눈에는 그가 라이벌 상대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주변 사람들도 놀라움과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이렇게 눈으로 직접 임 사부를 만나게 된 것도 그들한테는 천운이다.그중 어떤 사람들은 벌써 임지환과 접촉해서 관계를 맺으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게 만약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그들한테는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한재석은 이를 악물고 갑자기 무대 중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연회장의 불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벌써 눈치챈 듯 저마다 입을 다물었다.아니나 다를까, 한줄기 조명 불빛이 무대 가운데를 비췄다.양복 차림의 한재석이 무대에 오르더니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이렇게 여러분들을 초대하게 된 원인이 여러분들이 있는 앞에서 직접 발표하기 위해서입니다.”이 말을 들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시선을 무대 쪽으로 돌렸다.한재석이 이렇게 흥분해서 말하는 걸 보면 분명 중요한 일을 발표하기 위해서이다.“저희 엔젤 투자그룹에서 청룡 타운 프로젝트를 위해 2조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한재석은 느긋하게 말했다.그의 말을 들은 현장은 순간 아수라장이 되었다.“청룡 타운 프로젝트는 이미 진씨 가문에서 맡고 있지 않나요?”“한씨 가문에서 가로채는 거면 진씨 가문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방금 이 자식이 엄청 거들먹거렸어요. 아버지도 저 사람 앞에서는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했고요.”오강은 자기 아버지가 오자 든든한 나머지 임지환을 경멸의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이 빌어먹을 놈아, 당장 무릎 꿇어!”정신을 차린 오세훈은 냅다 오강의 엉덩이를 세게 걷어찼다.오강은 자기 아버지한테 맞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해 무방비의 상태로 또다시 나가떨어졌다.주위의 구경꾼들도 깜짝 놀랐다.“이게 대체 뭐 하시는 겁니까?”한재석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오강은 더욱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호소했다.“아버지, 제정신이에요? 저, 아버지 친아들이에요!”“모두 입 다물어!”오세훈은 분노에 찬 소리를 지른 뒤 무거운 발걸음으로 임지환의 앞에 다가갔다.“임 사부님, 제 아들이 아직 철이 없는데 무례하게 굴었다면 사과드립니다.”“너그러운 마음으로 우리 아들을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그리고 수많은 사람 앞에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임지환에게 무릎을 꿇었다.이게...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경악했다.지금껏 기세등등하게 살아온 오세훈이, 그것도 소항에서는 누구도 건드릴 자가 없는 사람이 뜻밖에도 이 젊은이게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이 소식이 만약 밖으로 새어 나가면 분명 폭발적인 뉴스감이 될 것이다.“일어나세요.”“돌아가서 아들을 잘 훈육하세요. 그리고 다음번에도 만약 같은 일이 있으면 오늘처럼 운이 좋을지 장담 못 하겠네요.”임지환은 여전히 뒤짐을 쥔 채 담담하게 말했다.“감사합니다!”오세훈은 그제야 한도의 한숨을 몰아쉬었다.그리고 몸을 일으키면서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았다.그는 방금 급한 마음에 절박하지만 확실한 방법인 무릎 꿇기로 용서를 빌었다.다행히... 임지환이 더는 죄를 묻지 않고 넘어갔기에 아들의 목숨은 겨우 살릴 수 있었다.“이 자식은 우리 가문에 들어왔다가 쫓겨난 무능한 사위에 불과한데 어떻게 임 사부님일 수가 있어요?”“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배인국은
하지만 임지환은 뭇사람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자리에 꿋꿋이 서 있었다.“맞습니다. 사람이 자기 분수를 알아야지 어디 함부로 미친 개 마냥 짖어대면 되겠어요?”배영지는 또 이때다 싶어 한마디 거들었다.한재석이 고개를 들어보니 오세훈도 소란스러움에 급히 달려오고 있었다.“기회를 줄게요.”“지금 무릎 꿇고 빌면 제가 한번 오씨 사람들 앞에서 사정해 볼게요.”한재석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한씨 가문은 이런 방식으로 손님을 대접하나요?”임지환이 쓴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그의 모습을 보고 기분이 나빠진 한재석이 미간을 찌푸렸다.“왜 웃죠?”“당신이 저를 하찮은 사람이라고 말했는데 그럼 어떤 사람들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나요?”임지환이 되물었다.“오씨 가문의 오세훈!”“이씨 가문의 이성봉!”“양씨 가문의 양성훈!”“...”한재석은 연회장을 한번 훑어보더니 자리에 있는 고위층 부호들을 모두 한번 읊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자신 있게 말했다.“물론 이분들을 제외하고 저도 마찬가지로 당신 같은 사람이 우러러봐야 하는 존재이고요!”한씨 가문의 큰아들로서 수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 스스럼없이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그의 말에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그게 당신이 생각하는 대단한 사람입니까?”임지환은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웃기네요...”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이 말이 듣는 사람한테는 너무 거만하게 들렸기 때문이다.이 자리에 평범한 집안의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근데 방금 한 말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하찮은 사람들이라는 것처럼 들렸다.“아직도 억지 부리네요?”한재석이 그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설마 이 자리에 저 사람들보다 더 높은 지위의 사람이 있단 말인가요?”“당연하죠!”그는 고개를 끄덕였다.한재석이 그의 말을 듣더니 코웃음을 쳤다.“어디 한번 누구인지 말해보세요.”“제가 보기에는 저 사람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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